본문 바로가기
책_인문학 분야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 글과 글을 쓰는 마음을 다룬 고전

by 블로그작가 2025. 2. 5.

 

우연히 보게 된 책이었다.

예전에 이오덕 선생님의 교육관이 담긴 짧은 글을 읽은 적이 있었고, 유시민 작가가 글쓰기에 대해 쓴 자신의 책에서도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서 자신의 글이 얼마나 이상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언급했었던 적도 있어서 이오덕 선생님이 쓰신 책을 찾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이오덕 선생님은 글쓰기라는 행위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수 있다.

지금은 SNS 게시용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들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글쓰기라는 행위는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고, 반성하게 되고, 옳고 그른 게 무엇인지 성찰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글쓰기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설명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간단하게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는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글쓰기 지도 목표는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으로 키우는데 있다.

글을 쓸 거리를 찾고 정하는 단계에서 쓸거리를 생각하고, 이를 정리하는 가운데서

실지로 글을 쓰면서 쓴 것을 고치고 비판하고 감상하는 과정에서 삶과 생각을 키워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글쓰기를 통해 소박하고 솔직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하고,

풍부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사람다운 행동을 하고,

창조하는 태도를 가지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저자 이오덕) 중

 

나도 누가 읽든 안 읽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글을 쓰려면 내가 생각하는 걸 정리하는 작업부터 해야 하고,

정리가 된 것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단어를 사용하고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너무 많은 글을 쓰지 않으면서도 내 의도가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이 글을 읽고 설레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도 글쓰기를 지도(?)해 보려고 한다.

아이들이 하루 일과 중 있었던 일을 쓰게 하는 것 부터 시작해볼까 한다.

발표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하루동안 있었던 일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실, 자신의 생각, 느낌을 글로 표현하면서 핸드폰과 SNS, AI 기반 교육/놀이 플랫폼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활자를 통해 잠시라도 생각해 보는 글쓰기 시간 말이다.

꼭 같이 해 보고 싶다.

둘째는, 글쓰기 방법이 인위적이지 않아야 한다.

-사실을 올바르게 나타내는 말로 쓰게 하고

-실제로 행동한 것을 쓰게 하고

-부끄러운 일도 쓰게 하고

-문학작품이나 어른을 흉내내지 말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글(물론 80-90년대 쓰여진)을 몇 가지 소개해 주고 있는데 이게 매우 흥미로웠다.

아래의 '형'이라는 시가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아이들의 시이다. 

 

 

정말 재미있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쓴 시와 글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글을 많이 봐 온 저자가 꾸밈없고 정직하지 못한 글을 보며 안타까워 하는 심정이 이해가 약간 갔다.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변해도, 사람이 자기 손으로 모두 표현하지 않고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음악, 글, 그림들이 툭툭 나오는 시대라고 할지라도 정직하고 진솔한 글들을 흉내낼 수는 없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시대를 따르는 방법 보다 시대 속에서 가치를 지켜나가고 표현하는 방법들을 가르치는 어른, 부모가 되야겠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글쓰기 인거 같아서 글쓰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글로 남겨주신 이오덕 선생님께 감사하다^^